『조선선비 곽주의 부부싸움』은 시시콜콜하고 꼬장꼬장했던 조선선비 곽주와 자기주장을 야무지게 펼쳤던 아내 하씨의 한 평생을 무덤에서 나온 편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.

무덤에서 발견된 편지를 징검돌 삼아 조선 중기의 한 선비 부부의 지극히 사적인 삶을 추적한 것이다. 편지에서 이음매를 찾을 수 없는 부분은 필자가 상상력을 동원해 가상의 돌더미와 흙더미를 놓았고, 조선시대의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보충하거나 재구성했다.

편지는 비교적 짧게 마음을 담고 있지만, 그 편지를 쓰기 전까지 곽주는 하염없이 번뇌하고, 안절부절 못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. 곽주가 쓴 편지는 짧다. 그러나 그 속에는 맺히고 뭉친 그의 마음이 비교적 세세하게 드러나 있다. 곽주의 편지를 통해 꾹꾹 눌러 담은 그의 마음을 풀어내는 작업이며, 동시에 곽주로 하여금 그 같은 편지를 쓰게 했던 주변 인물들과 당시대 상황을 오늘날에 전하는 작업이다.